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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7-11-28 16:24
 글쓴이 : 성영희
조회 : 423  


 
성영희
 
땅도 오래되면 춤추듯 출렁거린다
그 옛날 바람이거나 파도였던 곳,
억겁의 시간을 견디고 나니
춤 출 일만 남았다는 듯
그 위에 핀 풀들도 흔들린다
내놓고 추기가 부끄러워서
지층 깊숙이 출렁이는 형상들을 밀어 넣고
가로의 춤만 꺼내 흔든다
 
태고로부터 쌓아온 바람과 파도와 자갈들의 말
행간 어디쯤에서 한 호흡 쉬어야겠다는 듯
休, 휘어진 층리
그 틈을 빌려 꽃이 핀다
 
춤추는 땅,
지층 사이사이에 몇 천 년이 들어있다
몇 천 년이란 저렇게 얇거나 출렁이는 것이어서
오랜 시간이 눌러 놓았을 바람의 연대를
절벽마다 융기마다 우뚝 내거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층은 바람이 낳은 거대한 생산물이므로
땅도 이따금 덩실 춤추는 것이 아닐까
 
춤추다 굳은 땅은
퇴적도 곡선이다
 


2017 대일문학 20호


 

이종원 17-11-29 09:28
 
퇴적층 속에서 춤추다 고이 잠든 암모나이트로 꺼내 보듯 시인님의 시를 들여다봅니다
춤사위가 현란했던 순간을 꺼내어 펼쳐놓은 듯,
성 시인님의 춤사위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퇴적층 깊이 들어가 있는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잘 간상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길요..
최정신 17-11-29 12:26
 
장가계가 바닷속이었다는데
그 우람한 풍광이 춤사위였군요
현세의 퇴적층에서 만날 날이 글피...
임기정 17-11-29 20:51
 
맞아요
춤추는 땅을 보면 이젠
성영희시인님 떠 올리며
덩실
잘 읽었습니다
이명윤 17-11-30 09:29
 
바람은 땅도 춤추게 하는 군요,
어머니 같았던 땅이 흔들리니
두렵습니다...
장남제 17-12-01 09:49
 
행간 어디쯤에서 피는 꽃

그곳에 머물다 갑니다
성영희 17-12-03 22:48
 
이종원 시인님 최정신 시인님 임기정 시인님 장남제 시인님
즐거운 자리에서 만나 뵈서 더 반가웠습니다.
오래 기억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명윤 시인님 늘 들러주시는 마음 감사히 받습니다.
따듯한 겨울 보내세요.^^
활연 17-12-04 20:10
 
시는 어쩔 수 없이 시인을 닮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동이거나 작은 숨소리거나
입 없는 사물에도 입을 달아주고
눈 없는 소리에도 귀가 열리고
요란한 작법이 난무하는 시대에 천 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작법을 그대로 들이나
첨단 같기도 하고 첨예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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