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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2-26 11:10
 글쓴이 : 허영숙
조회 : 376  

 

그의 각도

 

기암괴석이 즐비한 바닷가 구멍 난 바위는

울적한 날의 아지트

구멍으로 바다를 보면 한나절 내내 얼굴을 바꾸지

 

어떤 날은 우는 사람의 흐린 얼굴

무릎을 꺾어서 보면

뿔이 솟구친 얼굴

왼쪽으로 돌려서 보면 앙다문 입술로 뭔가를 견디는 자세

 

오늘은 술 한 잔 걸치셨나 저녁의 얼굴이 붉다

 

그러나 어디서 들여다봐도

꼭짓점은 저 먼 수평선에 닿아 있고

어떤 각도로도 바뀔 수 없는 것은 그가 매일 출렁인다는 것

 

오늘은 그의 콧등에 배 한 척 정박해 있고

눈빛에 물안개가 자욱하구나

 

해가 뜨거나 노을이 질 때마다

표정을 바꾸는 그의 얼굴

 

오늘은 바람 불어 그의 얼굴에 파랑이 일지만

사리지나 썰물의 저녁에는

세차게 흘러간 시절에만 길을 트는 주름진 물골에

핏빛 생기가 돌겠다

 


서피랑 18-02-26 11:20
 
구멍난 바위...
구멍으로 보면
그 넓은 바다도 눈에 넘치지 않게
담을 수 있는 그림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선배님 시를 대하니,
이제 봄인가요~
장남제 18-02-26 14:53
 
오늘은 그의 콧등에 배 한 척 정박해 있고

눈빛에 물안개가 자욱하구나


우울의 아지트 맞네요.

자주 오세요.ㅎ
최정신 18-02-27 10:27
 
바다의 표정을 읽을 줄 아는 시인의 눈은 천리안이네요
갑자기 겨울을 견딘 바다가 보고 싶어지는 군요
겨울 바다에 가면 이처럼 다양한 표정을 읽을 수 있겠나 싶지만.
요즘은 꾀가 동해 게으름이 만 평지기...
임기정 18-03-01 19:11
 
맞습니다
어쩜 어쩌면 시각에 따라
어쩌면 어쩜 각도에 따라
역시 봐라보는 시선에 따라
사람 또한 그렇지 않을까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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