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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2-27 09:52
 글쓴이 : 최정신
조회 : 415  

 

 

노리*

         최정신

 

 

 

무릎은 복숭아 속살이어야 한다

한사코 피마자기름 들고

내 무릎에 집착하던 당신,

 

짐짓 당신 무릎은

무명 치마 속 깊게 숨긴 부끄러움이었다

나는 그 감춤을 자꾸만 들춰

두들두들 손마디로 음 소거 자장가를 듣곤 했다

 

신여성 날개 꺾은 시살이는

삼실 비벼 길쌈 짓느라 피멍 가실 날 없었다는 무릎을 들려주던 밤,

싸락눈 쌓이던 소리 귓등에 아삼했다

 

삼실처럼 질긴 명이 되라고

윤달에 지은 베옷 한 벌

것도 말짱 헛소리,

육순 막 넘긴 해 말끔히 차려입고 목실로 이주했다

폐업한 생이 십수 년,

월수 찍듯 보름밤이면

매끈하고 둥근 무릎이 창틀에 걸터앉아 궁금을 염탐한다

苦海에 두고 간 나룻배가 못 미더워 노심초사 내려 본다

 

어쩐 일로 빛이 처연할까

슬픔의 문양은 둥글었을까


사사건건 엇박자 장단이나 맞추던 나는

이승 버린 후에도 맘 못 놓는 애물단지,

무사한 무릎 접어

안심 한 잔 진설할 기일이 달 포 남짓 남았다

 

 

*고려 가요 하나, 아버지 사랑보다 어머니 사랑이 크고 지극함 호미 비유하여 읊은 노래


서피랑 18-02-27 10:25
 
무릎은 복숭아 속살이어야 한다..
여기서 시가 끝나버리네요,
첫 행에서 한참을 머물다,,다시 시를 읽습니다.

엇노리..
최시인님의 대표작이 될 작품같습니다.
멋지네요..^^  .
분홍빛 속살로 봄이 오네요,...,
     
최정신 18-02-27 10:40
 
에궁...시가 나를 따 시키고
달수니만 좋아해서 질투가 백단이예요

그래도 나무라지 않고 격려로 힘을 주니 넘 감사^^

4월의 통영바다는 절풍이겠지요? 그 미소가 그리움의 첫장입니다
허영숙 18-02-27 12:08
 
음악과 함께 읽는 엇노리.....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 입니다
차분하고 아련한 서술이 오래오래 여운으로 남습니다

동인방에 작품 자주 볼 수 있기를요~
     
최정신 18-02-28 09:59
 
길도 평소 자주 걷지 않으면 덤불이 쌓이듯
시의 길도 마찬가지 같아요
봄과 함께 詩가 오시는 길 자주 닦아야 할텐데...
울력의 도반길 함께 해 주어 고마워요^^
장남제 18-02-28 04:26
 
사사건건 엇노리로 놀지마시고
이처럼 자주 오세요.

이제 거꾸로 되었습니다. ㅎ
     
최정신 18-02-28 10:03
 
각주를 안달라고 했는데...
장시인 때문에 달고 말았네요

저 글은 오래 전 꾸리다 창고에서 곰팡이나 피우던 글인데
시제 때문에 용기 낸 글이에요
서술이 고리타분해서 버릴려니 아깝고 내 놓자니 진부하고...

해서 말인데요
사사건건 엇박자로 놀지 말라고 해야 해요 ㅎㅎ
장남제 18-02-28 10:59
 
그렇군요. ㅎ
그러게 어려운 건
각주를 달아주면 얼마나 좋아요.

어원이 어딜까요?
엇노리
임기정 18-03-01 19:15
 
저 또한 엇노리 소리만 들어도 뭉쿨하는데
시인님의 시를 접하니 그 사모곡이 더욱 가슴속 축축하게 다가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훌쩍
오영록 18-03-05 11:53
 
웅숭깊에 풀어내신 시어들이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봄이오기는 왔는데// 가슴이 시린것은
왜일지요..// ㅋㅋ 봄볕이 화사합니다. 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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