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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작성일 : 18-03-15 12:37
 글쓴이 : 강태승
조회 : 286  

나는, 내게 반성하기로 했다


현대 중공업에서 친구들과 퇴근하는 길
자동차가 팔 다리 뭉개버려
의사가 일 년 간 이리저리 째고 꿰맬 때
가끔 저승으로 등짝을 세웠다
너덜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자
사람들이 근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닐 때
허드레 웃음엔 데이지 않으려
먼저 그들의 뺨에 웃음을 던졌다


밤에는 할 일 없는 농사
소설 시 쓴답시고 툭하면 밤새우다
어둠에 이르는 열매를 따 먹고
발목을 흙에 심은 수도원에서
수사修士님들의 속옷을 빨 때에
자존심은 빨지 않으려 어금니를 물었다
마른 바람이 뼛속을 돌아다니는
수도원에 있는 책을 죄다 읽자
그만 툭 끊어진 수도원 허리띠
늦가을에 남루襤樓를 다시 입으니,

 


수도원 원장 신부神父
차비하라고 준 오만 원으로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 사먹을 때
목구멍이 캄캄해지도록 막걸리 부었다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먼저 나에게 반성을 마구 베풀었다
이 꼭지 저 꼭지 돌리고
이 자리 저 자리에 돌아다니다
그림자가 종장終章을 잽싸게 접으면,
아침엔 눈발이 신발에 늘 섞여 있었다.


강태승 18-03-15 12:40
 
2018 발표 ㅎㅎ
서피랑 18-03-15 21:36
 
참 알뜰하고 고소한 서술.... 

자존심은 빨지 않았다/
먼저 나에게 반성을 마구 베풀었다/

백미입니다.
강태승 18-03-15 22:48
 
서피랑님의 -좋은 시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바뿐중에도 마실 오시고, 감사합니다 ㅎㅎ
임기정 18-03-17 21:14
 
나도 반성하기로 했습니다
아주 자주 ㅎㅎㅎ
잘 지내시죠
주말 잘 보내세요
강태승 18-03-17 21:34
 
잉? -반성은 내 전문인데 ㅠㅠ

감사합니다 ㅎㅎ
허영숙 18-03-19 11:49
 
이 글을 읽으면서
뭉클 하고 솟는게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네요

봄 모임에서 뵈어요
장남제 18-03-19 16:12
 
그러네요.
마음이 짠하네요.

강태승님
강태승 18-03-19 18:45
 
젊었을때에 자동차에 당한?적이 있습니다 ㅎ

 두 분 시인님 -감사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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