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노을지는언덕)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고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작성일 : 17-05-14 14:10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316  

화살 노래 / 문정희


이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조금 울게 된다
너는 이제 물보다도 불보다도
기실은 돈보다도 더 많이
말(言)을 사용하며 살게 되리라
그러므로 말을 많이 모아야 한다
그리고 잘 쓰고 가야한다

하지만 말은 칼에 비유하지 않고
화살에 비유한단다
한 번 쓰고 나면 어딘가에 박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날카롭고 무성한 화살숲 속에
살아있는 생명, 심장 한 가운데 박혀
오소소 퍼져가는 독 혹은 불꽃
새 경전(經傳)의 첫 장처럼
새 말로 시작하는 사랑을 보면
목젖을 떨며 조금 울게 된다

너는 이제 물보다도 불보다도
돈보다도 더 많이
말을 사용하다 가리라
말이 제일 큰 재산이니까
이 말을 할 때면 정말
조금 울게 된다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된 이후, 현대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을 수상.
시집으로 <새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찔레>, <아우내의 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 등과 詩劇 <구운몽>,
<도미> 및 수필집 <당당한 여자> 등.



<감상 & 생각>

 

문정희 시인의 詩들은 편안하다.
그리고, 잘 읽힌다.

요즘의 까탈스런 시들에서 흔히 보이는,
비판적 탐색이나 수수께끼를 닮은 상징 같은 것도
그녀의 시에선 별로 눈에 띄이지 않는다.

그런 일상적日常的 자연스러움으로...
독자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는 것도 시인의 시가 지닌
미덕이라면 美德이겠다.

시, '화살 노래'에서도 그 같은 자연스러운 설득은
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실상, 우리들은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말들을 뱉아내는가.
그 말들은 때로 남의 가슴에 혹은, 되돌아 오는 부메랑이
되어 내 가슴에 박힌다.
마치 화살처럼...

우리들의 혀는 언제나 마음보다 솔직하기에, 그렇게
성급한 말(言)들을 날카롭게 쏘아대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들의 삶은 그런 설익은 말로써 온통
도배를 했다 해도 과언過言은 아니리라.

이때껏의 삶에 있어, 진정으로...
내 영혼의 심장을 담은 말을 단 한 번이라도 하긴 했던 것인가.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또 어떤 말을 할 것인가.
문득, 밤보다 더 깜깜해지는 나는 비로소 울먹하니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시인의 詩에 기대어 잠시, 쉬고 싶어진다.



                                                                      - 희선,



동감 OST - 슬픈 향기(feat. 홍선경)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5) 노을지는언덕 07-08 14381
3879 주한미군 비전투원 소개령 발령 안희선 00:17 70
3878 北, 태평양서 수폭 실험하면 국제법상 공적으로 응징 가능 안희선 00:11 27
3877 그 사람 신광진 09-24 25
3876 널 그린 사랑 신광진 09-24 25
3875 김광석, 남겨진 아픈 이야기 안희선 09-24 48
3874 국화 안희선 09-24 36
3873 하나와 아흔아홉 손계 차영섭 09-24 21
3872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 민경교 09-23 26
3871 가을의 문턱에서 신광진 09-23 35
3870 미칠 듯이 그립다 신광진 09-23 37
3869 그래도 살아야 할 理由 안희선 09-23 43
3868 시간을 찾아서 신광진 09-22 40
3867 그대 사랑 신광진 09-22 40
3866 How North Korea Plans to Survive a U.S. Attack 안희선 09-22 54
3865 막 가는 치킨게임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안희선 09-22 59
3864 알곡과 쭉정이 장 진순 09-22 45
3863 가을이 오니 손계 차영섭 09-22 32
3862 물고기의 행복 손계 차영섭 09-22 21
3861 천 년의 연가 신광진 09-21 47
3860 중독된 사랑 신광진 09-21 43
3859 세상에 날개가 닿지 않는 새처럼 안희선 09-21 83
3858 붉은 실 하얀실 09-21 41
3857 가지 (1) 하얀실 09-21 44
3856 고향 하늘 신광진 09-20 54
3855 늦은 이별 신광진 09-20 53
3854 백수(白手) 오 용구 09-20 62
3853 빅토르 최 -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2) 率兒 09-20 82
3852 사랑이의 질문 손계 차영섭 09-20 38
3851 내 안에 행복 신광진 09-19 56
3850 길 잃은 사랑 신광진 09-19 54
3849 오을이라는 선물/ 바람꽃 연가(2017) 출판 성균관왕언니 09-19 45
3848 가벼운 서약 안희선 09-19 94
3847 가을의 향기 (2) 신광진 09-18 79
3846 그대 사랑 신광진 09-18 67
3845 영원함 장 진순 09-18 62
3844 그래, 나 작다 /추영탑 추영탑 09-18 44
3843 푸른하늘 은하수 소슬바위 09-15 90
3842 이순신 장군 밥상 再現 (亂中日記) (2) 안희선 09-18 97
3841 단풍의 의미 손계 차영섭 09-18 33
3840 사랑 그리고 이별 신광진 09-17 61
3839 흐르는 강물처럼 신광진 09-17 61
3838 담배연기 /추영탑 (6) 추영탑 09-17 84
3837 구월이가는소리 (1) kgs7158 09-17 67
3836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 그 8가지 단서 (9) 안희선 09-17 138
3835 [9월17일에] Love - Hildegarde von Bingen (5) 안희선 09-17 103
3834 바람의 품으로 오신 임이여 신광진 09-16 58
3833 사랑합니다 신광진 09-16 61
3832 생각이 나서 中 - 황경신 (2) 하늘은쪽빛 09-16 105
3831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4) 안희선 09-16 135
3830 불장난 신광진 09-15 6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