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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17 20:32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461  

아들의 운동화 / 유상옥


비오는 날 교문에서 고삼 아들 기다리던 김씨 아저씨
아들 운동화 젖는다고 자기 슬리퍼 신기고
아들 운동화는 품에 안고 간다
우산은 아들 위에 있고 아버지는 엇비슷하게 걷는다
맨발로 걷는 아버지는 아들 운동화를 아기 안듯 안고 간다
장화 한 컬레 사주지 못한 죄인이
땅 밟을 자격 없다고 투덜대는데 아들은 아빠 어깨를 껴안는다
질퍽거리는 거리를 두 사람이 한 몸처럼 날고 있다
둘은 운동화 한 컬레 타고 하늘을 나른다
집 한 채 없고 변변한 직장 없어도
비행기 한 대쯤 있다
꿈 조종사 운전하고 항해지도 없어도 갈 곳은 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쉬지 않고 날라서
꿈이 닿은 곳이면 내릴 것이다
운동화 비행기 타고 멀리 멀리 날 것이다






西北美 문인협회 <뿌리문학> 詩부문으로 등단
현재 美 오리건 Oregon州 포트랜드 Portland 거주


<감상 & 생각>

시에 있어, 그 의식(意識)의 흐름이 말하는 바는 오늘의 시대가 처한
사회적 문맥에 의해서 시가 제시하는 각성의 의미로서
새롭게 조명될 수도 있을 터.

이 시를 단지,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으로만
간단히 치부(置簿)하기엔...

시가 전하는 <메세지>에 자못 비감(悲感)스러운 감마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마저도 소원(疏遠)해지는 이 기막힌 物神의 시대에
과연 이처럼 두 사람이 한 몸이 되는 父子간의 情을 오늘날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아들에게 장화 한 켤레 사주지 못하는 무능한 아비로서의 자책(自責)과
그 아버지를 꼭 껴안고 가는 아들의 사랑이 <운동화 비행기>가 되어
고단한 삶으로 질퍽한 세상 위를 아름다운 꿈이 되어 날아갑니다.

어버이를 위한 孝보다 자신의 안락만을 위한
이 황량한 시대가 내지르는 가치상실의 혼란스런 흐름 속에서도
우리들이 결코 잃지 말아야 할, 아니 잊지 말아야 할,
(오로지 자식을 위한 어버이의 사랑)을 고요히 전하고 있네요.

가슴 한 켠이 찡해지는, 먹먹해지는, 시 한 편입니다.


                                                                                - 희선,



* 近者에 큰 수술을 받으셨단 소식을 접하고도, 제대로 안부를 여쭙지 못했습니다

저도 건강에 관한 한, 뭐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바라건데, 건강에 保重하시옵고 건필하시길 먼 곳에서 기원합니다




Still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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