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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을 가족의 경조사, 수상, 승진, 개업, 문학모임 등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좋은 일에는 축하를, 궂은 일에는 따뜻한 위로를 나눠주세요^^)   

 
작성일 : 18-07-09 10:24
 글쓴이 : 운영위원회
조회 : 68  

시마을에서 활동 하시던 정윤천 시인께서 지리산 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2018년 제1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자 정윤천 시인 當選作】



새들의 무렵 같은

정윤천



하루치의 기차를 다 흘려보낸 역장이 역 앞의 슈퍼에서 자일리톨 껌 한 통을 권총 대신 사들고 석양의 사무실 쪽으로 장고나 튜니티처럼 돌아가는 동안과

세간의 계급장들을 하나 씩 떼어
부리에 물고
새들이 해안 쪽으로 날아가는 무렵과
날아가서 그것들을 바다에 내다 버리는 소란과

이 무소불위의
전제주의와

(체재에 맞추어 불을 켜기 시작하는)
카페와 술집과 소금구이 맛집들과
무얼 마실래?와 딱 한 병씩만 더 하자와 이인 분 추가와

헤아려 보거나와

잊어버리자와.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 6월호)




물고기 같은 저녁이 온다

정윤천



아직 숨이 붙은 시간을 들고 물가로 간다
지금부턴 누구나 위험해 진다
물고기는 물고기를 잘 꺼내주지 않는다

아이를 잃은 어미들이
나타날 거라고
장세(場勢)가 철썩거리는 일들도 벌어진다

우산을 든 물고기들이 태어날지도 모른다
칼을 들고 설치는 물고기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찔러도 더 이상 찔림이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유리그릇을 파는 집을 지나간다
관상이 사라진 관공서 옆을 지나간다
국기가 사라진 국가들 속을 지나간다

미용실 닮은 발음에게로
웨이브를 주고 있는
물가에 닿은 발목들이 나타난다

귓밥 같은 숨을 파내보는
수족관들의 밑으로

물고기를 굽는 것 같은
저녁이 온다.


(딩아돌하 2018 여름)




저녁의 연극

정윤천



관중석에 앉아 무대 위 관객들의 대사와 몸짓을 보아주는 단역이다 주연 급에선 멀어진 조역 이지만 때를 놓치지 않고 박수를 쳐주어야하는 씬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하였다 관객의 몸짓들이 격렬해져 간다 인생이 연극이라는 빤한 소리에게로는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더 센 바람이 부는 무대 쪽으로 옮겨 간 관객들도 더러 있었다 엔딩을 알리는 암전 뒤에서 무대의 관객들이 객석의 배우들 쪽으로 배꼽 인사를 올린다 옆에 앉은 출연진들과 긴 박수를 쳐주는 것으로 소극장에서의 공연은 끝이 났다

호프집으로 이어지는 저녁의 공연이 한 편 더 남아 있었다 골목 세트장은 쌀쌀했고 저녁의 연극 쪽으로 들어서는 내 연기 생활 위로도 바람이 불어간다 마타리처럼 길가에 늘어선 불빛의 이파리들 속에서

저녁이라는 조역 하나도 저를 몹시 열연해보는 중이었다.


(시에티카 2018 상반기)




마루

정윤천



그가 이 莊園의 백년손님이었다는 사실을 전 쟁반을 들고 왔던 행랑 처자가 놓고 갔다 품이 깊었던 친구의 심성이 미더웠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마음이 시켰을지도 모르는 동작으로 신발코를 공손하게 돌려놓아 주었다 백 년 전부터 그래 왔다는 듯 검고 부드러운 윤이 슬어 있었다 마루라고 불리는 그런 일 앞에서 였다.


(시와 사람 2018 봄)




발해로 가는 저녁

정윤천



발해에서 온 비보 같았다 내가 아는 발해는 두 나라의 해안을 기억에 간직하고 있었던 미쁘장한 한 여자였다 마을에서는 유일하게 자전거를 다루어 들을 달리던 선친의 어부인이기도 하였다 학교 가는 길에 들렸다던 일본 상점의 이름들을 사관처럼 늦게까지 외고 있었다 친목계의 회계를 도맡곤 하였으나 사 공주와 육 왕자를 한 몸으로 치루어 냈으나 제위 기간 태평성대라곤 비치지 않았던 비련의 왕비이기는 하였다

막내 여동생을 태우고 발해로 가는 저녁은 사방이 아직 어두워 있었다 산협들을 연거푸 벗어나자 곤궁했던 시절의 헐한 수라상 위의 김치죽 같은 새벽빛이 차창 위에 어렸다가 빠르게 엎질러지고는 하였다 변방의 마을들이 숨을 죽여 잠들어 있었다

병동의 복도는 사라진 나라의 옛 해안처럼 길었고 발해는 거기 눈을 감고 있었다 발목이 물새처럼 가늘어 보여서 마침내 발해였을 것 같았다 사직을 닫은 해동성국 한 구가 아직 닿지 않는 소자들 보다 먼저 영구차에 오르자 가는 발목을 빼낸 자리는 발해의 바다 물결이 와서 메우고 갔다 발해처럼만 같았다


(시와 사람 2018 봄)




서울

정윤천



옛날 사람들은 거의 못 갔고 요즘 사람들은 그만저만 간다 향이나 부곡에 사는 이들에겐 북경이나 뉴욕 같기도 한 서울 언젠가 유홍준 선생이 친히 나서 종묘와 사직에 대해 들려준 적이 있었는데 死後를 옹립한 자리여서인지 종묘 사진 속의 종묘는 적막했다 서울 사람들도 잘 안 찾는 곳이라고 선생은 부언했다 종묘 바깥의 서울은 종묘보다 늘 시끄러운 것 같았다 배울 것도 기릴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가 아니어도 쬐던 나이롱 목 폴라처럼 얼른 벗고 싶어지던 서울 족히 영 점 일 톤씩은 넘어 뵈는 뚱딴지 남녀는 어울려 식탐을 치르는 먹방 프로 같은 건 그만 닥치라고 일러주고 싶었다 마음 고픈 마을들이 위 아랫께엔 아직 남아있었다 살아서 몇 번이나 더 갈른지 모르겠지만 내기까지 해대며 넣고 또 처넣던 서울에는.


(다시올 문학 2018 봄 여름)




목적도 없이

정윤천



헌 신을 버리고 새 신을 삽니다 괜찮습니다
헌 시를 버리고 새( )를 씁니다 괜찮습니다
뒤꿈치가 한 사날 불편할 수 있습니다
잠옷 차림의 하숙 주인 여자가 두꺼비집을
내려버리고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괜찮습니다

만약에
어느 자리에선가
내가 지금보다 고운 옷을 입고
높은 말을 주워 삼키는 일이 생기더라도
괜찮을지 모릅니다

저 위에
(시)자 하나가 빠져 있기도 합니다

목적도 없이
써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다시올 문학 2018 봄 여름)




인생

정윤천



祭文으로는 쌀쌀한 강물소리가 끼쳐 들었다 음복 아래 께의 자리에서 누군가는 제 인생의 허튼 표정 하나 마음먹고 불러내려는 심산이었는데 선영 앞의 강짜에 대하여 한 끗 높았던 이의 일성호가가 물소리보다 높아 있었다

오던 길에 아버지는 뒤로 처지는 눈치 같았다 돌아다보면 거기 당신의 인생도 헐떡이는 발뒤축에 묻어 있었다 모년 모일은 같아 보였다 겨드랑이 털이 한참 기승을 부리던 곳으로는 일가의 토방 아래 장독 내음 정한한 기운이 따라붙어 있었다 말하자면 내 인생에게도 비쳐 들 검고 쓴 강물소리인들 같았다.


(문학 청춘 2017 겨울)




루마니아 동전

정윤천



삼킨 동전 한 개를 사이에 두고 젊은 아버지와 앳된 아들이 마당에서 보낸 하루가 있었다 동전을 기다리던 부자의 일에는 아버지의 꼬장한 성정이 도사려 있었다 오래고 먼 것들이거나 지루하고 다정했던 일들을 이해하기에 父性의 개론들은 지금도 당신의 마당처럼 깊어 보일 때가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삼킨 동전을 당신의 생일처럼 궁구하며 있었는데 먼 훗날 루마니아처럼 멀고 까마득했던 동전이 당신의 부지깽이 끝에서가 아닌 꿈속에서 집혀지던 일이 못내 궁금해지곤 하였다

백수광부의 시절 속으로는 꿈에서 주워 올린 滑石의 날들이 루마니아 동전처럼 찾아 왔던 적도 있었다 깨진 활석 조각을 주웠던 손아귀를 풀면 오래 전에 삼킨 문양의 동전이 되어 있고는 하였다

한낮인데도 둘러앉아서 활석을 다투었던 이들의 판에서처럼 바닥에 깔아 놓은 신문지 위에서 아들의 인분을 헤집던 당신의 막대기 끝에서 같이 끗발을 고대했던 아들의 한 때가 꿈속에서 주워 올린 활석 조각의 일 같기는 하였다

루마니아도 루마니아 동전도 본 적이 없었는데 주었다가 흘린 한 닢의 낯선 문양에게로 루마니아 동전이라고 여겨 주었던 기억 너머에 해 끝이 노루귀만큼 남을 때까지 끝나지 않았던 판에서 같이 삼켜진 동전 한 닢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었다

동전을 줍던 잠에서 깨어나면 손잡이에 땀이 찬 당신의 부지깽이 끝에서는 루마니아나 루마니아의 동전보다 먼데서 피었던 애기똥꽃 한 송이가 바람 속에 사뭇 살랑거려 주기도 하였다.


(문예바다 2017 겨울)




떨어진 감꽃을 주웠던 데

정윤천



주운

감꽃을 기워

목걸이를

만들었던 데

그네 집

마루에

놓고 올까

일백 한 편도 넘었던

시를

심쿵생쿵 주어모아는

보았던 데,


(시 현실 2017 겨울)




☆☆☆☆☆
지리산문학상은 지리산문학회가 주관하고 지리산문학제전에서 시상하는 문학상이다.

역대 수상 작품
2006년 1회 정병근
2008년 3회 김왕노 <쭉쭉 빵빵 사이로 오는 황진이>
2009년 4회 정호승 <물의 신발>외 4편
2010년 5회 최승자 <쓸쓸해서 머나먼>
2011년 6회 이경림 시집 <내 몸 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1]
2012년 7회 고영민 <반음계>외 5편
2013년 8회 시인의 빛나는 이미지와 이미지들의 충돌에서 드러나는 의미의 섬광, 의미들 너머에 숨 쉬고 있는 사유의 크기는 우리 시가 다다른 한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은 홍일표 <밀서>외 5편[2]
2014년 9회 김륭 <달의 귀>
2015년 10회 "얼핏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이면을 섬세한 감각의 깊이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매 시편마다 잘 발휘된다" 류인서[3]
2016년 11회 말과 생각이 오종종 잘 모여서 마음을 움직이는 시편들이라고 평가받은 박지웅 <서큐버스>외[4]
2017년 12회 김상미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5]

2018년 13회 정윤천


※ 상금 1,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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