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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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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草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4회 작성일 24-09-25 20:03

본문

시인의 이슬/초암 정 담

소싯적에 난

김소월의 초혼(招魂) 을 읽으면

임을 그리는 통한 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노 천명 의 푸른 오월을 읽으면

싱그러운 5월의 대자연 속으로 빠져들었고

이은상 의 가고 파를 읽으면서

동무가 그리워 장문의 편지를 띄우곤 했고

박목월 의 길처럼 을 읽고

이별의 슬픔과 한의 아픔에 빠져 몇 날 며칠 동안 앓기도 했다.

또한, 박종화 의 사()의 예찬을 읽고

몇달간 을 진리 찾아 헤매기도 했고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을 읽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히기도 했다

이렇게 내 인생의 지표가 된 시 한 수, 한 수.

그러하기에 시인이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는

향기가 나는 줄 알았고

시인은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알았고

시인의 배설물은 나뭇잎에 덮여 보이지도 않는

시인은 신선과 동급이라 생각되어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요즘 시는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가 나이 들어 퇴물이 되었나?

아니면 세대에 밀려 치매세대가 되었나?

그런데 어느 때에는 지난날 소싯적처럼

눈이 환해지는 시도

가끔 눈에 띄기도 하니

아직은 아주 퇴물은 아닌가 보다

아직도 이슬만 먹고사는 시인이 있기는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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