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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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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9회 작성일 24-07-1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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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장마 / 정건우

고구마를 깎는데 친구가 왔다
지나던 길에 비가 많다고
바짓가랑이 후려 털면서 구시렁댄다
뭐 하며 노느냐고 묻길래
빗방울 튕겨대는 장독 뚜껑이 희한타 했네
언제까지 저럴지 두고 볼 참이라고
실없다며 친구는 툇마루에 사마귀처럼 누워서
날고구마를 입술로 재주껏 굴려
신소리하면서 잘도 먹는다
뒷산 여기저기가 무너져 내리는 듯
흙탕물이 봉당까지 차오르고
집 마당도 이내 한강이 되고
길 건너 솔숲은 숫제 어디로 사라진 것 같다
비는 그냥 죽자고 덤비듯이 내리쏟고
저 아래 누굴 부르는 소리 가물가물 들린다
야야 아무래도 저녁 해 먹고
놀다 가야 쓰겠다고 말하자마자
친구는 벌써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고향의 그에게서
밤늦게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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