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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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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49회 작성일 23-07-14 12:42

본문

미륵사지 석탑 / 정건우

허물어진 슬픔이

이토록 아름답게 견고할 수 있다니

하늘 받치고 싶은 층층의 꿈

제물처럼 포갠 채

천사백 년 두께로 고이고 있는

창창한 무게

때로 수만 번 마음이 무너져

땅 밑으로 가버리고도 싶으려니

눈 뜰 때마다

쉼 없이 파고드는 분열의 유혹

대님 치듯 동여 묶어

민흘림으로 다잡고 선 그대

발아래 질펀한 고통

구르는 낙엽에 얹어 날리며

홀로 오롯한 그대의 부서진 몸이

이렇게 찬연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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