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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세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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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12회 작성일 26-01-25 05:52

본문

날을 세운 것은
          -    다서 신형식
          
칼날을 갈았다
냉정한 이 바닥을 수직으로 찍으며
자세를 낮춘다

스케이트 날을 세운 것은
얼어붙은 것을 베기 위함이 아니다
넘어지지 않으려는 건
수평이 싫어서도 아니다

구슬땀 흘리며 밀어붙이고 나면
숨 돌리기 전 다시 그 출발점.
가속도를 높인 세상은
관습의 방향으로 손가락질 해대고

커튼 열듯 밀어젖힌
근육질의 아침 저편으로
밤샌 어둠들은 얼마나 허탈하게
밀리어 가고 있었을까

날 세운 것은
나를 세우기 위함이었는데
날을 세운 것은
내가 쓰러지지 않기 위함이었는데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윗돌에 칼을 갈며 날을 세운다는 장군의 기개가
결국 역모의 모함을 받아 죽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시인이 날을 세운다는 것은
칼보다 예리한 글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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