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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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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51회 작성일 23-02-18 07:57

본문

 바닷가에 와서


 정민기



 아직 여기까지 도착하지 않은 봄을
 기다리며 바닷가에 와서
 파도를 껴입은 바다를 우두커니 본다
 구름을 껴입은 하늘을 보기도 한다
 철새 몇 마리, 잘 말린 빨래처럼 거둬진다
 작은 입을 귀엽게 오물거리며
 당근 하나를 씹어 먹는 토끼 한 마리
 나는 식은 죽 먹기로 보물섬을 찾았다
 갈매기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다가
 깃털 하나를 습득하기까지
 SNS로 소식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저녁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는
 해의 마음이 토라지듯 금세 기울어지고
 버려진 종이 상자처럼 이내 구부려져
 바람의 발에 차여 나뒹굴고 있다
 어느 곳에도 초대받지 못하고 길거리를
 볼품없게 배회하는 그런 사람
 바닷가에 오면 만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바람 부는 날 풀꽃처럼 흔들리는 마음
 선운사 동백처럼 타오르듯 피어올랐다
 빈손은 그제야 잡아주는 손으로 꽉 찬다
 얼굴에 애써 흉터를 그리고 걸어가는 사람
 먹물이 쏟아진 새벽하늘에서 별을 줍는다
 챙길 수 없는 구름을 날것으로 회 떠서
 선착장을 바라보며 입 속으로 넣고 있다
 먼지는 때아닌 모기처럼 날아다니고
 새들의 지저귐은 나뭇잎에 엽서로 남는다
 바닷가는 여전히 출렁거리고 있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소금 창고에서 날아오른 소금 새 한 마리》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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