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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않는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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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54회 작성일 23-02-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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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않는 이별 / 유리바다이종인

나는 그 사람을 알고 있어요
나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마
어쩔 수 없이 나를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계절 바닷물이 넘실대는 해변에서 처음 보고
내가 살고 있는 산으로 손잡고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갈매기는 쫓아와 나의 머리를 쪼아대곤 했습니다
당신 어때요? 산에서 울려오는 새소리 바람소리가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날이면
나에게 새 옷을 사입혀 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만나러 갈 때는 행색이 초라하면 안 돼요
나는 그 사연을 수백 번 속으로 삼켰습니다

그보다 그리해야 했던 한 여자의 속울음을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봄이니까 겉옷은 연두색이 좋겠죠
흰 와이셔츠에는 진한 주금색 넥타이가 좋을 거 같아요
갈매기도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지고 말았지만
입맞춤할 때마다 그녀의 입술에는 바다 냄새가 났습니다
당신 나만을 사랑할 수 없나요 말해봐요
나는 눈빛을 피하며 자꾸  숲 속을 가리키며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어보라 했습니다
마음이 지치고 아팠던 탓인지 그녀는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나는 세상이 모르고 깨닫지 못하는
약속의 나라 새 하늘 새 땅의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나에게 하얀 새 옷을 사입혀 보내주던 사람이
이제는 그만 잊으세요

우리는 새 하늘 새 땅에 살고 있어요
나에게 가끔 약속처럼 오가며 어깨를 빌려주며 말을 합니다
그러함에도 그녀의 바다와 나를 쪼아대던 갈매기가
헤어지지 않는 이별처럼 남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혹 그 세월이 다시 온다 하여도
나는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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