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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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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04회 작성일 23-02-10 16:50

본문

원주터미널 / 정건우

나는 올라가고 너는 내려와서 만난 터미널에는

바람비가 내린다

대합실의 사람들 삼 분만 눈감고 몰라준다면

널 보듬고 잠시 울으리

칙칙한 대합실, 자글자글 끓던 낡은 필름이

정전처럼 끊어지고 이십오 년 뒤

응급차 왕왕 대며 다시 도는 화면 속에

흐느끼기 바로 직전의 표정으로 서 있는 너

이름 부르지 않아도 너를 어찌하랴

피부가 탄력을 잃었어도

마스카라 진하게 바르는 그 버릇을 어찌하랴

새삼스레 묻는 게 지난날이다

어떻게 살았느냐니, 뭐 그냥, 그냥

버리려고 뒤지던 서류뭉치 속 오랜 시험지에 틀린 답처럼

별것 아니라며 웃는 게 지난날이다

장난삼아 묻는데 약속도 없었던 시간이 또 흘러가서

서로 혼자 있게 됐을 때, 그땐 날 불러달라고

그리하세 이 사람아, 그게 뭐 대수냐

그때는 새벽에 와서 둘러업어 데리고 가지

쓰게 웃고 또다시 널 떠나보내는

원주터미널.

댓글목록

노장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신의  시심은 전국을 누비고
 우리의 마음에 예쁜  수를 놓고 
  미련도  아픔도  없이 냉큼  울음만 삼키고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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