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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의 가슴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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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92회 작성일 23-02-03 13:57

본문

전봇대의 가슴앓이   /   노 장로  최홍종

 

 

남이 들으면 혼자 애태우다

염치없고 속없는 말인 것 같은데

혼자 끙끙대다가 하는 말이니 들어 주세요

머리가 무겁고 아프고 지근지근 합니다

그나마 까마귀가 집을 지어 똥이나 갈기고

게을러 머리를 못 감아 생긴 게 아니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키어 우간다인 머리칼 같으니

옛날보다 오고가는 선이 아주 정신이 없어요.

허리에 무거운 쇳덩이를 두 개 세 개씩 짊어지고

이것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는 몰라도

자주 짊어진 것이 터져 주변 아파트

동네가 정전이 되어 온천지가 깜깜해요

또 죽을 맛이 있어요.

놀러 나온 개들이 나의 다리에

코를 흠흠하다 다리를 치켜들고 찔끔 갈기고

큰 것 하고 얌체 주인은 모른척하고 가버리니...

그래도 우리가 못살고 힘들 땐 낭만이 있었어요.

젊고 꿈 많은 시절엔 재미도 있고 즐거웠어요.

밤늦게 사랑하는 청춘들이

나의 가로등 불빛아래 속삭임 그 로멘스

볼수록 즐겁고 나도 기쁘고 전봇대도 할 만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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