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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는 달도 만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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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20회 작성일 23-01-23 05:15

본문

 설날에는 달도 만실이다


 정민기



 음력 정월 초하룻날,
 숙박 시설이 손님으로 꽉 차면 간판 불을
 소등하는데
 달의 불이 켜지지 않아서 어둡다
 손을 앞으로 뻗으면 순간 강시가 될 것 같아서
 탱탱볼처럼 탱탱 튀어 오를 듯 뛰어갈 것 같아서
 나무 한 그루로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지구의 입에 게거품을 문 듯 안개가
 스멀스멀 가슴까지 올라오는 압박감에
 서둘러 달을 켜듯 형광등을 켜니
 눈앞에 꽃이 개화하듯 환하게 밝아지고 있다
 금세 새벽이 가고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슬이 내린 듯 촉촉해진 눈가는
 사랑을 감별할 수 없을 만큼 초토화되고
 다음 날 저녁이 되자
 어제 먹다 남긴 떡국 한 그릇을 데우듯
 달의 간판 불이 켜져 꽃봉오리처럼 환하다
 주위에 빼곡한 흑백 사진을 들여다보면
 태어나자마자 고향 섬과 헤어진
 기약 없는 설움이 문득 번져나간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고흥》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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