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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려도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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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효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9회 작성일 23-01-27 13:51

본문

오글거려도 어쩔 수 없어/강효수

난 그랬어
내 생에 가장 순수한 사랑을 했을 때
난 세상에서 제일 오글거렸어
부끄럽지 않아
오글거리는 기억이 없다면
아직 사랑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심장이 나대던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거야

유치하다고 놀리지 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진지하고 간절하게 미칠 수 있어서 행복했어
오글거린다고 하지 마
오글거리는 순간이 가장 순수할 수 있어
오글거리는 고백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어
난 그렇게 생각해

한 번의 고백을 위해 천 가지를 연구하고
몇 장의 육필 편지를 쓰기 위해 몇 날 밤
몇 권의 향수 편지지를 구겨버렸던 하지만
끝내 오글거렸던 나의 시
한 번 더, 돌아갈 수 없을까
세상에서 가장 오글거렸던 그때 그 시절
나보다 더 서툴고 나보다 더 오글거렸던
그 아이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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