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일대기 > 시인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인의 향기

  • HOME
  • 문학가 산책
  • 시인의 향기


 ☞ 舊. 작가의 시   ♨ 맞춤법검사기

 

등단시인 전용 게시판입니다(미등단작가는 '창작의 향기' 코너를 이용해주세요)

저작권 소지 등을 감안,반드시 본인의 작품에 한하며, 텍스트 위주로 올려주세요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작품은 따로 저장하시기 바랍니다

이미지 또는 음악은 올리지 마시기 바라며,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합니다

☞ 반드시 작가명(필명)으로 올려주세요

바람의 일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2회 작성일 23-01-13 12:50

본문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1, 유년기 : 심야의 결투

                             

                                                                                                   

()양의 머리채가

() 씨의 목을 감고 상모 춤을 춘다

부딪히고 넘어지고 나뒹굴고,

그래 봤자 풍()

()양의 품속을 탈출하지 못하고

치마만 들썩거린다

 

태생이 바람둥이라

아무나 건드리더니 오늘

()양을 만나 반쯤 죽나 보다

어둠이 들썩일 때마다

터져 나오는 목()양의 교성에

밤의 적막이 찢긴다. () 씨의 몸도 함께 찢긴다

 

떨어지고 짓밟혀서

앞뜰 망고나무 아래 널브러진 잎사귀들은

승리의 희생이라 여기면 위로가 되겠지만

간밤, 그 난리 통에도 풍() 씨의 바람기는 어떻게 하나?

어느새

낙엽 아래 파닥이는 새끼들 까 놓았으니

 

올여름에도 이 싸움의 후유증이 만만찮겠다

저것들이 자라서

태풍 맞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

 

2, 장년기 : 초전 풍 박살(草戰 風 迫殺)

                                                                                       

 

(심야의 결투에서 木양에게 패한 風 씨가

 길바닥에 주저앉아 가랑잎을 굴리며 신세타령을 하는데)

 

바람의 한숨 소리에 길가의

풀들이 놀라고

바람의 작은 콧김에도 흔들리는 草양을 본 風 씨가

꿈틀꿈틀

허공을 붙잡고 구름을 긁어모아 힘을 기른다.

이번에는 바람기가 아니라 생존본능이라고

조심조심 가만가만 草양을 건드린다

싱싱한 감촉, 향긋한 냄새에 개걸침을 흘리는 風 씨

더는 못 참고

한 입 덥석 베어 무는데

살짝, 이빨 사이로 빠져나가

새초롬한 눈길로 약을 올리듯 째려보는 草양

“뭐, 저런 게 있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더니

木양에게 당하고 나한테 엉겨 붙어!

약하다고 얕보다가 草양에게 황당하게 당한 風 씨

먹은 욕이 헛배를 불리기 시작하다가 배가 터졌다

화난 바람,

위아래도 분간 못 하고 성질대로 풀을 몰아치는데

草양의 나긋나긋한 허리는 낭창낭창 휘어지며

요리조리 피하며 몰래 준비한 홀씨를 뿌린다.

치면 칠수록 草양의 영역은 넓어지고

風 씨, 뒤늦게 후회해 보지만 이미

뒤통수를 미는 장풍의 가속도를 멈추게 할 수 없어

제 몸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헛바람만 일으킨다

결국, 나는 이번 세상에서도 지나가는 바람이었다고

정도를 벗어난 한때의 바람기였다고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아직 죽을 수는 없다는 風 씨

草양의 치맛자락에 검불로 붙어 기사회생을 노린다

다음 세상에서는……,  기대하시라!

다음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고

맑은 하늘이 검불이 된 風 씨의 눈에 구름 한 점 찍는다

 

   *초전 풍 박살 : 풀이 전쟁에서 바람을 핍박하여 죽이다

 …………………………………………………………………………………………………………..

 

3, 노년기 : 꽃샘바람

 

 

(봄이 왔다고 햇볕이 뜨락에 내려와 모닥불을 피우면

풀과 나무는 겨우내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기지개를 켠다.

쭉쭉 늘어나는 草 양과 木양의 몸매를 바라보던 風 씨

반했나, 무서웠던가? 촉각을 곤두세우며 달려드는데)

               

나목을 핥고 지나가는 꽃샘바람

혓바닥에 가시가 있나 봅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살갗이 터져

가지마다 싹이 돋네요

 

아프라고 찔렀는데, 추우라고 벗겼는데

찌를수록 새살이 나오고

벗길수록 덥기만 하니

 

꽃샘바람, 風 씨

춘정(春情)에 취하여

상사병이 났네요

 

(마침내 봄을 맞아 이곳저곳으로 풀과 나무를 찾아다니며

꽃 피우는 것이 좋다는 風 씨, 草양과 木양의 새서방이 되었다고

풀과 나무 사이에서 살랑거립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7,432건 220 페이지
시인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6482
이름 댓글+ 4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1-16
1648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0 01-16
16480
겨울 산책길 댓글+ 6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0 01-16
16479
백야白夜 댓글+ 5
淸草배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01-16
16478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1 01-16
16477 풀피리최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8 01-16
16476
나의 소원 댓글+ 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3 01-16
16475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9 01-16
16474
모가울 댓글+ 2
休安이석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01-16
16473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4 01-16
16472 예향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1-16
16471
새해 벽두에 댓글+ 3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1 01-16
16470
행복의 노래 댓글+ 1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4 01-16
16469
벽장 댓글+ 5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1-15
16468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01-15
16467 이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1-15
16466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3 01-15
16465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3 01-15
16464 풀피리최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 01-15
16463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7 01-15
16462
봄비 댓글+ 1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2 01-15
16461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7 01-15
16460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 01-15
16459
주점 간이역 댓글+ 2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01-14
16458
잃어버린 설 댓글+ 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3 01-14
16457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01-14
16456
봄마중 댓글+ 4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1-14
1645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5 01-14
16454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4 01-14
16453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7 01-14
16452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1 01-14
16451
바다 댓글+ 2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2 01-14
16450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5 01-13
16449
大地의 겨울 댓글+ 1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6 01-13
16448
비 오는 섣달 댓글+ 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9 01-13
16447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9 01-13
16446 풀피리최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 01-13
열람중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3 01-13
16444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7 01-13
16443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 01-13
16442 靑草/이응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1-13
16441
칠 번 국도 댓글+ 2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1-13
16440 강효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1 01-13
16439
겨울 바다 댓글+ 2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1 01-13
16438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 01-13
16437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4 01-13
16436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2 01-13
16435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4 01-13
16434
삶의 뒤란 댓글+ 1
풀피리최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7 01-12
16433
운명의 늪 댓글+ 1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7 01-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