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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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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2회 작성일 25-12-29 09:35

본문

겨울나무의 독백


   노장로 최홍종

 

겨울나무는 입이 무겁다

아니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지낸다.

좌우간 봄까지 묵묵히 참고 견뎌야하니까

말도 부치지 않아도 입을 악다물고 잘 참는다.

귀를 기우리면 신통하게도 귀가 쫑긋 서고 들린다.

겨울 나무아래선 남다른 특별한 사랑을 보이면

간혹 달님의 얇은 소박한 빛이

앙상하게 벗은 가지사이로 소풍이라도 와서

아는척 해주면 나무는 금방 꿈이 많은 아이의

동화 속으로 빠져 그만 헤벌쭉 해지고 만다.

내년 봄까지 이름이 없는 나무로 입을 다물면

옆구리를 허락도 상의도 없이

인정머리 없이 구멍 뚫어 수액을 따 빼가도

우물같이 깊은 뿌리가 땅속에서 도와주니

웅얼웅얼 거리니 귀를 가까이대고 잘 들으면

뭔가를 혼자서 주절거린다.

그놈의 심술스러운 겨울바람이 잎을 깡그리 털어내고

벌겨 벗겨져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참고 견디면

새잎이 나고 우거지고 열매를 달고

또 잎에다 예쁜 옷을 입히고

화려한 색감이 어마어마한 눈 친구들을 데리고 올터이니...

 

2025 12 / 29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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