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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거닐며(12)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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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삼천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5회 작성일 22-03-16 12:58

본문

숲길을 거닐며(12) / 박얼서


어젠 2월 28일

오늘은 분명 2월 29일이 맞는데

눈을 떠보니

춘삼월이었다

웬걸

달(月)이 갑자기 중간에 증발해 버렸다

간밤에 2월이 도망쳤다며

어이없어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날 뒤로

틈틈이 달빛의 모양을 올려다보며

보름달을 손꼽았고

그믐을 익히고

다시 초승을 맞이하고

달밤과 친해지면서

세월을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세월 앞에선

제아무리 강철 같은 겨울이라 할지라도

따스한 봄날의 기운을 결코 이겨낼 수 없다는

순리를 익혔다

 

순천자존(順天者存)을 넘어​

역천자망(逆天者亡)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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