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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발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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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91회 작성일 21-08-06 18:53

본문

   게발 선인장

                          호월 안행덕



우리 집에 화려한 공작 한 마리 산다

목숨을 담보로 무성하게 자라나는 발

게 발 몇 개 잘라냈다고 죄가 될까 싶어 

눈물은 못 본 척 게걸음으로

작별을 재촉해 동행했지만

살아있는 발을 잘랐으니 얼마나 아플까

낯설고 물 설은 타향 같은 은신처

작은 화분 하나 제공했지만

잘린 발로, 목발도 없이 혼자 일어서려

얼마나 힘들었을까

목마를 때 물 한 방울 준 일밖에 없는데

상처 난 발끝이 아물고 새살이 돋고 

발끝마다 진분홍 꽃을 매달고 보란 듯이 웃는다

옮겨온 지 3년 차 발끝마다 꽃무늬 단장하며

공작새처럼 화려하게 꼬리를 활짝 펴고

아늑한 거실에서 대관식을 꿈꾼다

 

 

 시집『삐비꽃 연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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