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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제비꽃이 피었어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15회 작성일 21-04-23 19:58

본문

어머니 제비꽃이 피었어요/정아지


잡풀만 무성한 굳게 닫아 있는 대문에서 문패가 경비를 선다

오수의 스치듯 지나는 바람의 간지러움이
혹여 어머니 짓궂음 인가요
아슴한 어깨너머 반기는 게 눈물겹네요
삭정이로 삭아진 몸뚱이가 어머니의 어머니 같아서
지독한 절망으로
정든 집 맴도는 눈길에
퇴색한 기둥 밑 제비꽃 망울진 향기가
당신 속 내 체취인 듯

혹여 어머니 꽃으로 오심인가요

기억의 편린 안에 기록 해 놓고
꽃피는 곳에 마주칠 거라고
사는 곳에 절망 아닌 희망으로 살면
슬픔도 기쁨도 비율이 동급이라 하셨던가요

죄 많은 미세먼지에 목울대를 가리고서야
어머니의 어머니한테서 원하는 통할 통을 알게 되었어요
여태 샛별로 계신 줄 알았더니
낮 동안에도
뜨겁게 불러 볼 수 있는 꽃 진 자리 펼쳐 내어 주시어
이제야 희망을 만납니다

꽃인 듯 나인 듯 똑 닮은
어머니 제비꽃이 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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