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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부러진 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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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0회 작성일 25-11-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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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부러진 활은 / 유리바다이종인



한번 부러진 활은 붙여도 재사용을 못한다
한번 부러진 활은 아무리 신궁이라 하여도 버려야 하는 것이다
한번 부러진 활은 한번 부러진 활은 말이다
어쩌면 표적보다 성급해진 너와 나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선한 일이라도 단 한 번 실수는 그곳에서 일어난다
돌이킬 수 없는 탄식의 시간이여 세월이여
철호의 기회를 놓치고 빈 들판 위에 드러누워
마른풀을 눈물로 쥐어뜯을 때마다
뛰는 말들은 겨울에 건초를 뜯어먹고 허기진 배를 채우며
그 입에 초록의 봄을 꿈꾸며 가끔 곁눈질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마치 주저앉은 나를 향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라는 눈빛을 던졌다
나는 자연의 언어를 잘 모르고 살았다
나는 당장 오늘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의 말을 모른다
다만 통증을 안고 기나긴 통역의 터널을 지나고 있을 뿐이다
인생의 마음이 아무리 정확하여도
부러진 활 앞에서 그저 유구무언 할 뿐이다
그러나 화살은 언제나 내 손안에 있다
새로운 활이 주어질 때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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