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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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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운김주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0회 작성일 20-12-28 04:59

본문

무릎의 시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시를 써야 한다고 믿었다

허나 가슴만에서만 시가 쓰이는 것은 아니다

때론 가슴이 아니라 무릎으로 시를 써야 한다

무릎이 넘어져 깨어져서 나오는 아픈 소리와

무릎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흘러나왔던 소리로 써야 한다

무릎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가는 삶의 페달이다

무릎은 수평과 수직을 자유롭게 연동시키기에

무릎엔 굽혀졌다 펴지는 하루하루가 있고

세상으로 걸어가게 하고 또 그 모든 길을 안고

자신에게로 걸어가게 하는 영혼의 하중이 실려 있다

하여 무릎엔 생의 모든 진실이 하구처럼 고였다 간다

나무의 진액처럼 무릎에서 절로 새어나오는 소리엔 거짓이 없다

노을이 지상에 은은히 자신을 내려놓을 때처럼

무릎이 땅에 고요히 닿을 때 사람은 가장 겸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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