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고(禱告) > 시인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인의 향기

  • HOME
  • 문학가 산책
  • 시인의 향기


 ☞ 舊. 작가의 시   ♨ 맞춤법검사기

 

등단시인 전용 게시판입니다(미등단작가는 '창작의 향기' 코너를 이용해주세요)

저작권 소지 등을 감안,반드시 본인의 작품에 한하며, 텍스트 위주로 올려주세요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작품은 따로 저장하시기 바랍니다

이미지 또는 음악은 올리지 마시기 바라며,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합니다

☞ 반드시 작가명(필명)으로 올려주세요

도고(禱告)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53회 작성일 20-06-20 04:26

본문

도고(禱告)

 

밤꽃이 피는 언덕에는 바람이 불고

내 마음은 나뭇가지처럼 조용하지 않았다.

청색 모자를 눌러쓰고 뒷산에 올라

뿌연 동네를 내려다보며 간절히 도고(禱告)한다.

그 손에 이끌려 들어온 이 도시에서

내 삶의 절반을 전제(奠祭)물로 살았다.

나의 간절함을 짓밟는 미워하는 눈동자와

목에 핏줄을 세우며 쏟아내는 외침을

애써 외면하는 낯빛에도 낙망하지 않았다.

나의 이름을 지저분한 발로 누르고

내 호소를 종이처럼 구겨 시궁창에 처박아도

태연한 미소로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휘청거리는 사내들과

총명(聰明)을 잃고 밤새도록 배회하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아이들이

떼창을 부르며 버리는 아까운 시간들을

날마다 쓸어 담으며 안타까워했다.

문질러 얼굴을 곱게 꾸민 계집들이

촘촘한 카페에 온종일 퍼질러 앉아서

쓸데없이 세월을 갉아먹을 때면

가슴에는 화덕불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그래도 나는 절망하지 않으며

넘어진 깃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그 꼭대기에 붉은 깃발을 달았다.

어느 날엔가 제정신을 찾는 날이 오면

저 깃발에 푸른 별들이 달라붙을 것이다.

나의 도고(禱告)는 애원으로 바뀐다.

2020.6.20



댓글목록

Total 27,375건 377 페이지
시인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575
감자 밭 댓글+ 7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 06-23
8574
여름이야기 댓글+ 1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06-23
8573
파란 신호등 댓글+ 1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3 06-23
8572
나무의 엽서 댓글+ 10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6-23
8571
무소유의 행복 댓글+ 14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06-23
8570
사랑의 스케치 댓글+ 14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0 06-23
8569
살구의 그날 댓글+ 5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6-23
8568 金柱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 06-23
8567
훗날 알았네 댓글+ 7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1 06-22
8566
평범한 일상 댓글+ 12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8 06-22
8565
빛의 일탈 댓글+ 4
淸草배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6-22
8564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6 06-22
8563 진눈개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8 06-22
8562
황혼 댓글+ 10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4 06-22
8561 풀피리최영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3 06-22
8560
꿈과 생시 댓글+ 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6 06-22
8559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06-22
8558
기억의 힘 댓글+ 6
강민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 06-22
8557
초록빛 숨결 댓글+ 16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2 06-22
8556
아름다운 동행 댓글+ 14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2 06-22
8555
작은 행복 댓글+ 9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4 06-22
8554
극락 (極樂) 댓글+ 7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06-22
8553 金柱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6 06-22
8552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5 06-21
8551
나무의 무늬 댓글+ 4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6-21
8550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6-21
8549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2 06-21
8548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3 06-21
8547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06-21
8546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6-21
8545
도라지 언덕 댓글+ 2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6-21
8544 金柱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06-21
8543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5 06-20
8542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4 06-20
8541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6-20
8540
향기로운 삶 댓글+ 1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6 06-20
8539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6-20
열람중
도고(禱告) 댓글+ 4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4 06-20
8537
초여름 댓글+ 2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0 06-20
8536
생각의 변화 댓글+ 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6 06-20
8535
추억의 꽃 댓글+ 3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4 06-20
8534
그 길 댓글+ 2
金柱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5 06-20
8533 정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8 06-19
853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8 06-19
8531
남북관계 댓글+ 1
단도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06-19
8530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7 06-19
8529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06-19
8528
비가 걷히고 댓글+ 8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1 06-19
8527
오늘 시간 댓글+ 8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5 06-19
8526
과유불급 댓글+ 4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9 06-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