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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513회 작성일 20-05-14 04:38

본문

점봉산

 

왜 점봉 산인지 모른다.

그 산이 꼭 야생화 천국만은 아니다.

구름이 그 산을 넘을 때마다 부서졌고

떨어진 조각들이 아랫마을로 흩어질 때면

마을에는 비가 눈물처럼 내렸다.

가시철망이 촘촘한 산 아랫마을에는

머리를 짧게 깎은 아이들이 군가를 불렀고

사람들은 철조망에 갇힌 나를 군바리라고 불렀다.

얼차려에 혼이 빠져 점봉산 메아리가 되고

자갈 밭길을 무릎으로 길 때면 햇살도 사라졌다.

눈을 뜨면 언제나 가파른 산이 서 있고

계절마다 다른 색깔이 눈동자를 염색했다.

거기는 늘 바람이 울며 지나갔다.

잡초가 뒤덮인 황무지에는 갈대가 울었다.

불규칙한 골짜기에는 안개도 어지러웠고

붉게 타던 가을 산만 내 가슴을 끌어당겼다.

M16 소총소리는 산과 산 사이에서 콩을 볶았고

놀러왔던 산 까치들이 깊은 숲으로 숨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오는 점봉 산을

온 몸을 다해 멀리 밀어냈다.

그 땅은 나에게 영원한 이방 땅이었다.

점봉산 구름이 폭설을 퍼부어 길을 막았지만

나는 눈길을 헤치며 멀리 도망쳤다.

나는 가끔 추억을 주우러 그곳에 간다.

2020.5.13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M16 소총소리는
산과 산 사이에서 콩을 볶았고
놀러왔던 산 까치들까지 깊은
숲으로 숨어 버리는 지우고 싶은
무서운이 기억되는 산인가 봅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름이 부서질 정도로 높아도
군가소리 들리고 소총소리 들리던
숱한 이야기 스며있는 산
이제는 세월 따라 그리움으로 물들어갑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profile_image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죠
그 당시에는 참 무섭게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 싶습니다
그래도 잘 견디고 오셨기에 오늘이 있죠
소중한 작품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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