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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함에 대하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15회 작성일 19-12-08 08:42

본문

허무함에 대하여

 

겨울이 집어삼킨 숲길에는

낙하한 가랑잎들만 처연(悽然)하고

텅 빈 숲은 한 없이 쓸쓸하다.

뭣 때문에 이 숲은

지나간 시절 그토록 분주하였나.

물기 오른 나무를 매만지며

치미는 새순을 치하하였고

곱디곱게 피어나는 꽃송이들을

동경어린 눈빛으로 응시했었다.

억만 잎을 매단 채 바람에 일렁일 때

그 정취에 흠뻑 빠져들고

지독하게 쏟아지던 여름 장마 때면

산안개 피어나는 숲은 몽환이었다.

모든 것을 도난당한 지금

빛바랜 잎 하나 없는 숲에는

삭막함과 고독함이 무겁게 내려앉고

온갖 상처 입은 나무들만 전상병처럼

허리를 굽은 채 앓고 있다.

지난 계절 내내 일궈온 소유를

한 톨 없이 도난당한 숲에는

황량한 겨울바람만 휘저을 뿐

허무함만 가랑잎과 함께 뒹군다.

2019.12.7


댓글목록

藝香도지현님의 댓글

profile_image 藝香도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던 가을이
가슴을 가득 채웠었는데
이제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니
마음이 텅 빈 것같고 허망하기만 합니다
공감하는 작품 감사합니다
따스하고 포근한 휴일 저녁 되십시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겨울에 들어서니 더 쓸쓸한 느낌
겨울이 집어삼킨 숲길도 그렇고
낙하한 가랑잎들만 처연하고
텅 빈 숲은 한 없이 더 쓸쓸합니다.
마음도 빈 것 같고 허전함을
느껴지는 계절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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