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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그녀에게 여보라는 말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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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56회 작성일 19-11-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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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그녀에게 여보라는 말을 듣는다 / 유리바다 이종인



나의 아내는 어디로 갔을까
물을 뒤집어쓰고도 실없이 웃기만 했던 나는
하도 젖어서 햇살에 몸을 말릴 틈도 없이
잠든 아내에게 몰래 꽃을 꽂아주고는 사라졌다
꽃이 마음에 안 들었던 아내는
염색된 머리카락 사이로 붉은 노을 같은 머리핀의 꽃을
사방 집어던지며 내가 기르던 나무 사이로 쿵쿵 떠나갔다
훗날 숲이 우거진 산과 바다를 여행하는 길에서
우연히 아내가 버린 꽃을 발견하고 울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왜 울고 있느냐고,
누가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물었다
아내도 자식도 떠나버린 바닷가에서
내가 유언처럼 선물해준 꽃이
밀물과 썰물에 젖어 버려져 있으므로 운다고 했더니
그 꽃이 어디 있느냐고 그가 묻는다
눈물을 한참 걷어내고 보니 꽃은 사라지고
여인 혼자 서 있었다 온몸이 꽃이었다
얼마나 세월이 지났을까
눈 오는 날이나 비바람 치는 날
강이나 바다에서 꽃길이 열려
달빛 속에서 내려오는 약속을 따라 담장을 넘어
복면을 쓴 채 숨어드는 도둑처럼 방문을 열면
나는 가끔 그녀에게 여보라는 말을 듣는다
달빛에 승냥이 울음만 가득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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