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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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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26-04-09 00:07

본문

쎄리

 

 

쎄리가 팔려갔다, 할머니는 막내를 업고

방죽머리까지 따라나가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 주었다

 

이튿날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응앙응앙- 문살 긁으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빗속을 뚫고

읍내 삼십 리 길을

피투성이가 되어 도망쳐 온 것이었다

 

영물이여, 영물이여……

할머니는 하얀 행주로 쎄리 몸뚱이를 닦아주고

쎄리는 꽃잎 같은 혀로

할머니 손등을 핥아 주었다

 

날이 밝았다

문 밖에 개장수가 서 있었다

납죽 배를 깔고 파들파들 떨며

슬픈 눈빛으로 식구들을 번갈아 쳐다봤다

 

스피커 줄에 묶여

자운영 꽃 붉은 논둑길 따라

멀리 희미한 한 개 점으로 지워져가던 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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