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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멍, 초승달 / 허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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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허용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70회 작성일 17-09-04 16:05

본문

문구멍, 초승달

 

 

                            석란, 허용회

 

 

누구였을까?

 

태양이 서녘 산 뒤편 아궁이에 숨어

하늘을 벌겋게 물들일 무렵

동녘 하늘에 외눈 같은 문구멍이 뻥 뚫려있다

 

어쩜,

백두대간 구 정맥 하늘 아래 첫 동네

첫날밤을 지새우는 지붕 밑 구들장 위에서

부싯돌 밝히는 사람들 몇 있었으리라

 

하늘 창호지에 구멍 낸 이는 기척도 없고

서녘 창으로 보이는 문구멍만 하회탈처럼 웃고 있다

문구멍 밖은 왜, 저리도 하얄까?

 

아, 딱 걸렸다

문구멍에 눈동자 바짝 밀어넣고 엿보던 이가

나그네와 눈 마주치니

새침데기 같이 검은 눈동자 뒤집어 까고

딴청을 피우고 있는 게다

 

----- 시향 2011.여름(VOL42) 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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