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다시/ 홍수희
먼저 무릎을 낮추고
비 젖은 오늘을 들여다본다
겨우 숨을 붙이고 있는
좁쌀만 한 주황빛이 보인다
나 여기 살아있어,
매캐한 연기 속에서
주황빛 불씨 가물거린다
젖은 장작들은 서로를 짓눌러
불씨의 숨통을 막고 있다
손끝을 떨며 장작 사이의 간격을
미세하게 벌려준다
이제 입술을 작게 오므리고
호오호오 바람을 보낸다
나의 온기를 조심스레 보낸다
불씨가 잠시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지며
잿빛 연기를 내뿜는다
매운 연기가 눈을 찔러
눈물이 핑 돌지만, 멈추지 않고
호오호오 입김을 불어넣는다
마침내 탁! 소리와 함께
가느다란 불꽃 하나가
장작을 핥으며 올라온다
축축한 절망을
말릴 수 있는 건
거대한 태양이 아니다
젖은 오늘을 살려내는 건
그 곁을 떠나지 않은
온유의 숨결이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미세한 존재가 큰일을 하나봅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작업실 아궁이 불 지필 때마다
새삼 느껴지는 게
젖은 장작은 불 피우기도 힘들지만
꾸리꾸리한 냄새도 동네에 퍼져 미안해집니다
바싹 마른 장작이 화력도 좋고 불멍하기도 참 좋습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백원기 시인님, 안국훈 시인님~
소중한 발자국 감사드립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더워요
대구는 벚꽃이 활짝 피었어요
늘 건강 하셔요 다리를 다쳐 며칠 운동을 안 나가가
나가 보니 세상이 달라 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