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거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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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거푸집
노장로 최홍종
목청껏 여름을 알리려고
날개 한 번 숨 막히게 지르기위해
땅속에서 현악기의 줄을 퉁기며 깊은 겨울잠에서
가마솥 솥뚜껑 밥상 위 밥그릇을 틀로 짜내어 만들어
제일 으뜸이 되는 주형틀의 옷이 거푸거푸 말하지만
의심하고 다투는 친구에게도 시는 필요한지
저녁끼니 받은 소년은 고구마 서너 개를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고
통발 속에 감춰진 밑밥을 알아차린 문어의 울음을 보아도
비눗방울을 불던 아이가 주물의 바탕으로 쓰이는 틀을
멍하니 바라보고 주형에 풀칠하고 붙인 종이나 천 따위에서
공기가 들어가 들떠있는 자리
몸의 겉모양을 내려 보며 겸손한 마음에
낮추어 자신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매미는 여름을 질러본다 거푸집 허물을 벗고
들어주는 이가 있든지 없든지.
2025 7/22시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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