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한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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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날 ^
노장로 최홍종
발을 은근히 묶어 눈을 맞추며 눈속임이 아니라고
나가지 못하니 비온 뒤에 올라오는 우후죽순처럼
삽자루 괭이자루를 씻으며 이미 군불을 지피며
발 묶어 함부로 도망치지 못하게 침묵 속에 진행되는 일이다.
가축시장에 팔려나가는 돼지새끼도 아니고
손발이 모두 묶이는 것 아니고 손은 자유롭고
집 안에는 풀어주어 구치소 운동장이고 나가기는 구류처분이다.
궂은날이라 모든 것이 축축해지고 습기가 온갖 훼방꾼 인가?
신호등이 빨간불이건 파란불이건 문제도 아니고
틈바구니 속으로 물방울이 스며들어 그런 것 아니고
나가지 못하고 참고 참으려니 벌컥벌컥 우울해지니
오랜 지병이 도질까 그런가? 방문 안으로 잠그고
고불고불 꼬부라진 할머니의 머리카락 속에서
마당에 펼쳐 늘어놓은 자반고등어 걱정도 아니고
파리 쫒는 고양이 무서운 그런 지병도 아니고
양쪽 팔은 아무것도 들고 나서질 못하고
오직 중심 잡는데 이리저리 기우뚱거리면
뭘 붙잡아 위기에서 도망치는데 쓰인다.
휘둥그래 지는 눈알 때문이 아니고
휘청거리는 다리가 문제란 것을
눈이 오고 비가 오는 날에야 깨닫게 되다니
2025 7/23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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