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흘릴 때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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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 흘릴 때 운동회
노장로 최홍종
만국기가 에메랄드빛 황홀한 하늘에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해
버릇없이 주책도 없이 널따란 운동장 창공을 휘날리면
나의 노래는 서울로 도망친 누나의 가슴에서 뛰놀고
굵은 투박한 검정색 서툰 고무줄이 삐죽 튀어나온
꿈속의 마루와 척박한 세상살이에 비누거품 놀이 하던 옛날 꼬마는
검정색 무명 사리마다를 입고 마루위에서 통통거리다
청아한 가을 하늘이 기지개를 켜며 엄마를 부른다.
잘 자라 튼실한 그 묘한 어리둥절한 향내를 맡으며
노랑노랑 탐스럽게 구워진 삼겹살을
미나리 쌈으로 범벅하고 한입 틀어넣으면
그 귀한 게맛살 다꾸앙 시금치 김밥 한 줄이
지금 기름 자르르 흐르는 삼겹살 한 토막보다 더 맛있어
얼굴이 검붉게 탄 줄도 아랑곳없이
동네 나이 잡수신 어른들 하얀 수염위에
선생님들 책상위에 높다랗게 차려진 공책 연필 상품에
엄마의 재봉 털 솜씨로 밤새워 꿰면 무명 검정 빤쓰는
애가 탄다 뛰질 못하여
소리치며 껑충껑충 뛰어야
입술에 하얀 거품을 물고 죽을 똥 살 똥 죽자하고 내달린
영문도 모르고 손잡고 후다닥 뛰어나온
얼굴 시커먼 아범의 활짝 편 얼굴이 오버랩되며 슬슬 살아진다.
* 사리마다 일어 우리말 빤쓰 영어 under pants 여기선 운동 trunk *
2025 7/28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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