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을 읽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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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을 읽어보니
노장로 최홍종
머리를 질끈 동이고 무슨 큰일이라도
오른손도 아니고 발로 서툰 손으로
심한 두통 속에 돌파구를 찾은 고민 속에 물레를 밟다
매끈한 껍질인지 껍데기에다 불가리아산 유약을 바르고
화려하지도 않은 문양을 덕지덕지 우격다짐 바르고
새로 새겨진 반점은 승냥이의 무덤처럼 신주단지처럼
소나무 사이로 불어온 바람을 겨우 세우고
함께 가자고 양해를 구하고 조심조심 몇 포기 얹혔다
붉은 화마가 필경 찻잔을 휩쓸고 애써 새겨 넣으려는 매화문양은
아프다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달아오른 불꽃 속에서 제 몸을 맡길 것이다
다 끓어 넘친 찻잔은 불과나무가 갖는 교접은
신혼 남여의 정열의 불과 혀로
물속 깊은 바다 속에서 서로 통화할거다
표면에 뭔가를 바다의 속내를 아니면 숲속의 자작나무 향기를
머리를 싸매고 힘을 다하여 새겨 볼까
저주의 열매를 달고 이파리는 불지옥 속에
흠씬 울음 운 자기찻잔은 서툰 손으로
주위의 말들이 흔들림 속에서 화마를 삼키며
또 하나의 찻잔이 빚어 나온다.
2025 8 / 4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같은 재료로 같은 장소에서
도자기를 만들지만
손길에 따라 불길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차 한 잔의 여유가 그리운 아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