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표 찬 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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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표 찬 돌이
노장로 최홍종
강물은 평생 얄미운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친구이고요
이리저리 닦이며 울며불며 혼돈 속에
이 빰 쳐도 저 엉덩이 부닥쳐도 서로 비비며
아는 척 모른 척 참고 또 견디며 살아왔지만,
이웃 돌덩이 형제 물 아저씨 쓸쓸이 이별하고
어느 날 불평도 호소도 못하고 껑충 들려서
마당 넓은 집 정나미 떨어지는 인정머리 없는 세도가문에
엄청난 부잣집 마당에 알만한 높은 집 뜰 앞에
우두커니 썰렁하게 팔도 다리도 잘리고
심지어 몸뚱아리도 반쯤 잘려나가고 외로이 옮겨왔으니
이리저리 치이고 홀랑 벗겨 어른 체면도 무시당하고
이 우세스럽고 남세스러운 부끄러움을 삼키고 사는데
거기다가 이상한 글귀까지 파고 새겨 넣어
궂은날이면 전신이 아리고 쑤시는 아픔 더하고
못다 푼 넋 나간 원귀들이 넘나들어
빙글빙글 싸돌아다녀 보이지 않는 난장질이고
온갖 정신을 몽땅 빼 놓고 울며불며 다그치니
다시 내 고향 찾아 갈래요 애걸복걸 매달려도
어디서 어떻게 팔려왔는지 실려 왔는지
그곳이 어딘지 몰라 안 된다고만 하네요.
2025 8 / 13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저도 시마을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