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럼 타는 배롱나무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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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럼 타는 배롱나무 기쁨
-박종영-
고느적한 천년 고찰의 대웅보전 입구나
가족묘의 입구에는
어김없이 배롱나무가 심겨 있습니다.
여름이 시작 되고 처서 물이 지나는
짙은 8월은 배롱나무가 젊고 분주한 청춘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창 무더울 때
붉은 꽃봉오리가 더위를 밀어내며
유유자적 하늘댐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배롱나무는 처음부터 껍데기가 없습니다
나무줄기가 들기름을 칠한 것처럼
맨질맨질합니다. 그건 가식이 없이
100일을 피어난다는 순결의 약속입니다.
겉치레 없이 알몸으로 한철 선비의 절개로
꽃 피우며 살겠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모든 가식의 껍데기를 벗겨내면
의혹을 둘러싼 수많은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다가
무참한 마음에 얼른 정색하고
붉은 꽃등을 달고 으스대는 배롱나무 반질반질한
아랫도리 은밀한 곳을 손끝으로 살살 굵어 주었습니다.
관능의 기교로 꽃 자랑에 여념 없던 배롱나무,
어느새 간지럽다며 부르르 온 가지를
배배꼬고 있습니다.
사랑을 고백하는 그리움의 몸짓입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 탓일지
배롱나무꽃이 한창 피었지만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고운 8월 보내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