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탕관에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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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탕관에 넣고
노장로 최홍종
재탕 삼 탕 으로 우려내어 여기저기서
구수한 냄새를 흠흠 거리며 훌쩍거리니
너무 심하고 야속하고 야박한 것 아니냐고
몇 번을 우려먹어야 이제 그만 하시겠느냐고
한번 따져보자고 깡마른 볼품없는 위인이
위통을 벗고 빈약한 가슴을 부끄럼도 없이
벗어 제치며 나서보는데
우려먹어도 아직 솔솔 착하고 선한 냄새가
풍겨 나와 코를 넘나드니 그 또한 싫지 않고
청승스럽게 맛도 쬐끔씩 보이고 아직도 쓸 만하니
어떨 땐 곰삭은 메주콩이 청국장 맛을 내고
시골 옛 어머니의 젖가슴에서 나오는 비릿한 젖 내음이
마당 넓은 집 모깃불 피우는 향수가 흘러나오고
초가지붕에서 밥 짓는 하얀 연기가 동네를 감싸 안고
공장 다니는 언니의 소식이 날아오고
객지로 유학 떠나간 오빠의 성공담도 바람결에 오는데
아직도 착한 빼빼마른 시인이 쓴 소박한 시집은
약탕관에서 슬슬 끓고 있다.
2025 10 / 13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60,70전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금 물질은 풍부한데 정은 메말랐습니다
명절인데도 고향부모님 찾아오는 사람 많치 않습니다
긴연휴 좋았습니다
고향은 찾지 않고 공황이 분주했다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