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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얗게 불 지피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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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91회 작성일 25-11-26 05:52

본문

뽀얗게 불 지피는 시간
              - 다서 신형식

그린벨트가 그곳의 시간들을  묶어버려도 두현저수지의 아침은  여전히 부동산 박사장의 프리미엄처럼 꿈틀대고 있다 7번 국도는 이른 아침부터 불경기의 혈전을 걸러내느라 분주하고 여섯 자짜리 장판을 말아 실은 근면 성실함은 이주한 자들이 남겨둔 빈집을 향하여 가고 있다

금세 누군가 걸어 나올 것 같은 논둑길 따라 가면 댓돌 위에 나란히 걸터앉아 올망졸망한 눈망울을 굴리던 아이들 있었겠고 하늘로 난 굴뚝에다 하얀 웃음을 매달고 산마루까지만 피어오르는 하루를 부지깽이로 뒤적이던 아이들 살았겠지

물수제비를 뜨던 기억도,
가장 납작한 돌을 던지던 머슴애도,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리인 것이 너무 지겨워
'오라이 ! 오라이!' 흉내를 내며
빵떡모자의 안내양을 꿈꾸던 가시내도 모두 떠나고
이젠, 삭정이 뒤집어 불씨 살려보는
기억 속의 얼굴들이 기지개 켜는 시간

조용한 저 마을에 아직도 새벽길 떠날 자 있는지
한손 든 굴뚝엔 아침 짓는 냄새가 피어오르고
건넛마을보다 더 먼 도회지 어드메로
기착지가 분명치 않게 띄워 보낸
가오리연, 그 긴 꼬리가
아직도 나풀나풀 휘날리는 듯

한 장의 흑백사진, 하얗게 되살아나
이 아침 뽀오얗게
불을 지핀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린벨트가 있어서 그나마 난개발을 막고
도심의 허파 역할 한 게 현실이듯
사노라니 내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건
누군가의 노력과 배려 때문이란 걸 잊지 않습니다
남은 11월도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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