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써보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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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써보는 걸 / 유리바다이종인
어릴 적에 밥투정이 많았습니다
저녁 무렵 엄마는 물건을 다 팔고 빈 다라이를 머리에서 내려놓고
식구들 밥상을 차려주었어요 싫어 안 먹을 거야
꽁보리밥 나물반찬 서너 가지, 밥을 잘 먹어야 예쁘지, 싫어 나 안 먹어
먹고 내일은 달성공원에 원숭이 보러 가자
설렘에 밥그릇을 후딱 먹었지만 번번이 엄마는 거짓말이 되었습니다
동물도 이름이 참 많다는 거 그때 하나하나 외웠습니다
그거 다 외우기를 반복하다가 엄마 손잡고 정말 달성공원에 갔습니다
코끼리 원숭이 불곰 공작새 소리 움직임 하나하나 눈에 다 담으며...
나도 부모가 되고 이제 늙어 살아오느라 짠맛 텅 빈 갯벌을 내려다봅니다
찾지 않는 자식들의 행복을 하늘에 기원합니다
어찌 보면 인생사 세상은 거대한 동물원 같아요
사는 모습이 하도 각양각색이라 모습도 성격도 마음의 움직임까지
겪으며 살아보니 그렇더군요 지금은 먹거리가 넘쳐나는데도
늙어 다시 입맛이 없습니다 딱히 생각나는 음식이 없어요
혼자 컵라면을 먹으며 동물원에 가봅니다 동물 이름을 알고 있으니
나도 동물이 되어 울타리 안에 들어가 같이 지내보기도 하고
거리를 두고 보는 구경꾼이기도 해요 특별히 나는 무료입장입니다
동물이 동물에게 입장료를 받을 수는 없는 법이지요
하늘에는 네 생물(네 천사장)이 나오는데요 그 모습이
사자 송아지 사람 독수리 모습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사물을 비유 빙자하여 그 영들의 역할이 각자 다름을 말합니다
그러나 육신의 정욕대로 사는 세상 사람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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