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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국민학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8회 작성일 26-05-18 00:25

본문

응봉국민학교*

 

 

팔봉산 해 높이를 재며 시작되던

응봉국민학교,

무논에서 개구리가 라랴러려- 언문으로 울면

귀밑때기 새파란 아이들

입이 째지게 책 읽는 소리 들렸었지

 

측백나무 울타리 늦은 잠에서 깨어난 참새들

구구단 못 외워 벌 받는 아이처럼

살금살금 교실 안을 넘겨다보고

노오란 해가 눈썹 끝에 와서 걸리면

숙직실 부엌에서 강냉이죽 끓는 냄새가 솔솔

풍금 소리에 묻어오기도 했었지

 

운동장을 끼고 흐르는 실개천엔

각시붕어, 모래무지, 꾸구리, 미꾸라지가

파들거리며 손안에 들어와 잡혀주고

봄비 오다 갠 날 운동장 늙은 벚나무에서

팝콘처럼 터지던 벚꽃,

 

전교생이 소낙비를 가려도 넉넉하던

플라타너스,

코스모스 화안한 신작로 길, 가을 운동회,

꼴찌를 놓친 적 없던 백미 달리기는

여학생들 앞에서 나를 얼마나 작게 했던가

 

담임선생님 등에 업혀 소풍 가던 상국이,

국어책을 잘 읽던 똑똑한 윤수,

눈물이 많아 울보 별명을 붙이고 살던 착한 완수,

무릎 꿇고 벌받던 개구쟁이 용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졸업생 답사를 읽어나가던

빨간 스웨터 혜진이는,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아프게 했던가

구렛나루 거뭇하던 영묵이, 덕회,

그리고 먹석골, 솔안말, 우체국, 청심당 약방도

지금 모두 잘 있는가, 잘들 있는가

 

*충남 예산군 응봉면에 소재한 응봉초등학교의 옛교명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주 홍성에 오가며 바라보던 팔봉산 아래
찔레꽃 같은 추억이 피어나고
그윽한 아카시 꽃향기처럼 번저나니
추억은 언제나 소중한 그리움이 되나 봅니다
고운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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