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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결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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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50회 작성일 19-10-18 21:43

본문

당당한 결핍




사방팔방 억지로 얽어매어
곪아 터질 때까지
손톱이 빠지라 잡고 늘어졌지만
찰나에 빈손이 되어버리더군
탐욕스런 속내가 가장 먼저 찢겨나가고
한 꺼풀씩 벗고 처절히 베어내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우연이 겹치더라고
아니 그것이 필연인지도 몰라
그리고 서서히 굽은 허리가 펴지더니
관절 마디마다 날개가 솟는 거야
글쎄 비우면 채워진다는 것과는
또 다른 짜릿한 느낌이었어
달콤한 노예에서 쫓겨났더니
담백한 구원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생경하지만 색다른 자유를 맛보게 된 거지
진정한 생존의 법칙은 따로 있는 것 같아
차분히 결핍을 품에 안고 있으니
찬란한 하늘이 비로소 제대로 보여
대열에서 잠시 이탈해 한숨 돌리게 하고
냉철한 피안의 눈을 갖게 하는
위풍당당한 그 결핍 말이야





풍자문학.2007.여름호
현대시문학사.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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