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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天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512회 작성일 20-05-23 09:02

본문

천지(天池)

 

그 옛날 화염이 못을 팠다.

신비에 이르는 길을 산이 가로막고

검은 안개는 햇빛까지 가두어버렸다.

영봉(靈峯)에 이르는 발길은 거칠었지만

내뿜는 야생화 향기를 따라

비포장 길 돌고 또 돌아 천지로 갔다.

승천 못한 하늘이 벽속에 갇힌 채

억겁 세월 겹겹이 쌓인 눈물이

절벽을 뛰어내려 압록과 두만이 된다.

바람은 구름을 연실 몰아내고

절벽은 파수꾼이 되어 못을 지킨다.

접근이 불허된 천지(天池)

신령만큼 거룩하고 천상처럼 오묘하다.

바라만 볼 뿐 밟을 수 없어

숭상할 만큼 경외감만 서린다.

조금 전 바람이 호수에 빠졌더니

뭉게구름이 뛰어내렸다.

구름이 탈출하자마다 호수에 태양이 빛난다.

순간순간 바뀌는 거대한 화면은

특별한 세상을 생중계하고 있다.

북에서 건너온 새 몇 마리 내 곁을 지나며

저쪽이 이쪽 보다 더 멋지다고 한다.

2015.7.4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
언어의 연금술사!
라고 하는데,

공감하게 되는
묘사의 깊이가 남다르십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봉(靈峯)에 이르는 발길은 거칠었지만
내뿜는 야생화 향기를 따라
비포장 길 돌고 또 돌아 천지
저쪽이 이쪽 보다 더 멋지다고 한 저쪽을
저는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원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저는 말로만 듣던 천지인데
시인님의 시를 읽고 그림으로 그려 봅니다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잘 감상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르는 새들은 이쪽도 저쪽도 가는 데
우리 사람은 길이 막혔으니 어찌 하나 
사람이 주인이라 했거늘
나르는 새가 되고 싶습니다 
귀한 시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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