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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과수원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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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3회 작성일 22-02-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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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과수원의 기억


 정민기



 나뭇가지 손을 놓아버린 사과가 탐스러웠다
 군침이 질질 흘러내리기 전에
 궤짝에 차곡차곡 쌓였다 이만하면
 올해 수확의 성과도 기대하라고
 마음껏 떠드는 바람에 날아온 까치가 날아갔다
 저만치 나뭇가지로 자리를 옮기고
 아삭아삭 사과 한 입 베어 먹는 소리를 냈다
 그동안 사과를 지키느라 가장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탱자나무 울타리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와
 그다지 기분 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할 뿐이었다 둥근 사과를
 키운다는 의미는 자화상이기도 한데
 사과만큼 둥그스름한 접시에
 깎아 올려진 속살이 먹음직스럽기만 하다
 개중에 벌레가 세 들어 사는 달방은
 냉큼 도려내고 깎아 먹기가 미안하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재롱이나 피우려는지
 바람을 앞에 두고 기다란 나뭇가지 꼬리를
 좌우로 흔드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날아갈 생각 없는 사과나무 잎새 사이로
 사냥꾼 해가 쏜 햇살이 마구 날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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