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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화장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성백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69회 작성일 22-12-30 10:21

본문

낙엽 화장장 / 성백군

 

 

바람도 없는데

초겨울이라

길거리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입니다

 

냄새도 없고

피 한 방울 흘린 자국도 없지만

그래도 낙엽은 시체니

애달프고 썰렁합니다

 

청소부 아저씨

주검을 꾹꾹 눌러 포대에 쓸어 담아

길모퉁이에 비워놓고 불을 지릅니다

 

메케한 연기

냄새보다는 눈이 아픕니다

보지 말라는 것일까

그를수록 더욱 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

 

내년 봄에

예쁜 새싹으로 부활하려면

이생의 흔적은 깨끗이 지워야 한다고

부젓가락이 연신 불 속을 들락거리는

연말, 낙엽 화장장이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다짐하게 합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로
함박눈이 쌓인 채
희망찬 계묘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이어지는 한파지만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 함께 하시길 빕니다~^^

정건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로수 밑에 즐비한 주검들을 담담하게 수습하는 저 겸허한 손길에서, 마치 물이 아래로 흐르는 정연한 순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관자놀이를 때리는 듯한 독특한 발견에 한참 머물렀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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