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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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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7회 작성일 23-02-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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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 / 유리바다이종인



비둘기나 까치, 장미, 은행의 이름으로 시작하는 아파트에는 

아무나 모르는 고향 같은 따스함이 있습니다


오전에 서둘러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널어놓고 나서 산책을 나갔는데

동네에 무르익은 70대 사람이 소리치며 급히 불러 세웁니다

아우님, 간밤엔 잠을 잘 잤는가,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 나를 따라오게

인적 드문 공원 벤치에 앉아 검은 비닐봉지에 

막걸리 두 병을 꺼내더니


우선 한잔 하세나 

아우님이 글을 쓰는 시인이라서 내 믿고 말하겠네

마누라 죽고 자식들만 여럿 있으나

한 해 추석, 설날에 수가 빠진 자식이 안부차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마저 지금은 바쁘다며 잘 찾아오지도 않는다네


아우님, 내가 새로 한 여자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네

그도 역시 외로웠으므로 

우리는 커피와 빵을 나눠 먹으며 수개월 대화를 나누었다네   

늦은 밤에 찾아갈 테니 초인종이 울리면 열어주세요

그 여자의 말을 듣는 순간 철렁했다네


아우님, 나는 사실 거시기 잘 서지도 않는다네

빙원에 가서 원장에게 비아그라를 좀 달라했더니

당뇨 수치도 높고 무엇보다 혈압이 위험 수준이라서

처방해 줄 수 없다꼬 안카나

나도 모르게 오줌을 싸는 바람에 기저귀를 차고 다니네


(나를 믿고 고충을 털어놓는 분에게 차마 내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도 새벽에 몇 번씩이나 화장실을 갑니다

꿈속에서 오줌을 누면 냇물처럼 흘러감으로 놀라서 잠이 깨면

화장실부터 찾아갑니다


아우님, 마지막 소원하던 여자를 만났는데

내 꼬라지가 영 말이 아니네 

얼마전만 해도 변강쇠 소리를 듣던 내가 아니었던가?

그녀와 손을 잡을수록 괴로움만 깊어진다네


형님, 마음 편히 하세요

우리는 이제 산천초목을 바라보며 나무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여자에게 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만약 그녀가 듣고 괜찮아요, 우리 나이가 그게 아니잖아요

하면 착한 인연이요

돌아선다면 틀림없이 그 여자는 형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육체를 불태우고 싶은 음녀에 지나지 않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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