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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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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74회 작성일 23-03-06 03:04

본문

강시 나무


 정민기



 밤 어둠 속에서 이파리 하나 없이
 떠나보낸 나무가 가지를 앞으로 내밀어
 강시가 되어 두 발을 모으고
 아이가 놀다 잃어버린 탱탱볼처럼
 콩콩 튀어올 것만 같다, 강시가 되기 직전의
 나무 주위를 차갑게 맴도는 바람
 멀리 사라진 기적은 돌아오지 않는다
 침을 질질 흘리며 짖는 개 같은 날의 밤
 나무들은 하나같이 강시가 되어가고 있다
 무거움을 떨쳐버리려고 이파리를 보내고
 바스락거리는 비명조차 온 거리를
 방황하더라도 외면해 버리고 기억도 없단다
 나무는 가면 갈수록 강시가 되어가는데
 개처럼 얼굴을 차갑게 핥는 바람이 온다
 밤마다 굶주림에 애꿎은 달을 뜯어 먹는다
 떨쳐버리려고 해도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세월이라는 이파리
 비굴하게 굴려고 하지 않는 달이 낮에 나와
 팔을 뻗은 그대로 나무가 되어 서 있는
 강시를 뚫어질 정도로 지켜보고 있다
 예의를 표하기도 버거운 너와 나 우리 사이
 사랑의 피를 빨아 먹는 강시가 얼어붙는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소금 창고에서 날아오른 소금 새 한 마리》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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