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편지를 쓰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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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편지를 쓰노니 / 유리바다이종인
매주마다 한 번 동사무소에서 독거인에게 안부 전화가 걸려온다
별일 없으시죠 식사는 잘하시나요 선생님처럼 전화 잘 받으시는 분은
처음 봅니다 한 주간도 건강하세요
아비가 눈물로 편지를 쓰노니 들으라 그는 그의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월급을 그 사람처럼 자식에게 준다면 안부전화 할 수 있겠느냐
미안하다 아비도 나라에서 주는 62만 원 생계비가 매달 나온다
그래도 남에게 돈 한 푼 빌리려 간 적 없다
나는 아무 줄 것이 없으나 새 하늘 새 땅에 대한 사연은 전해주고 싶었다
너희가 나를 비웃었고 자식은 장성 많아도 사랑으로 키우지 못해서
그저 미안할 뿐이다
나도 내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못했으므로 되돌려 받는 것이라 여긴다
하나 내가 억만 부자라 하여도 자식들에게 돈은 물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개척하고 살아라
나도 내 아버지께 유산을 받았으나 쫄딱 망하고 보니 여자의 몸에서
자식들이 줄줄이 태어났느니라
너희 중에 나를 닮아 시를 쓰는 자식 하나 없으니 참 다행이다
시인은 돈이 되지 않는다 혹 언제든 하늘의 부름을 받고 나 떠나고 나면
너희가 노력하여 얻은 돈을 세는 중이라도
아버지를 추억하거라 장롱 속에 깊이 감춰둔 돼지 저금통에
오백 원짜리 동전이 수북할 것이다
나는 길가에 커피 한 잔 빼먹어도 굳이 천 원을 넣고 동전을 받았다
훗날에 절대 시인은 되지 마라 훗날에 운명이다 생각되면 시인이 되거라
그래야 아버지를 알 수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아빠 부르며 오지도 마라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세월에도 밥은 잘 먹지 않았으나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면 배가 부르고 詩를 써내려 왔던 사람이었느니라
매주 한 번은 아니더라도 두월 한 번은 안부 전화 전해주기를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생업으로 글을 쓴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봄비도 촉촉하게 내리고 날씨가 영상으로 풀리니
봄꽃이 화르르 피어나듯
행복한 3월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안국훈선생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