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실화 혹은 설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이것은 실화 혹은 설화 / 유리바다이종인
아내를 먼저 보낸 늙은이가 혼자 살고 있었단다
어느 한여름이었던가? 아들아, 너무 춥구나
어머니가 아들에게 휴대폰으로 통화한 것이 마지막 말이었다
어느 한겨울, 감나무에 홍시가 두어 개 얼었다 녹았다 할 즈음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하길 얘야, 너무 춥구나
아 자꾸 왜 그러세요? 저 지금 바빠요
이번엔 더 좋은 수입산 전기매트 보내드렸잖아요
얘야, 그래도 추워서 그래
한 달 후 아들이 부하 직원을 시골로 내려 보내 알아보라 하였다
사랑방에는 보일러가 뜨끈뜨끈 돌아가고 있었고
아버지는 몸이 꽁꽁 얼어붙어 앉은 자세로 죽어 있었다
방 한쪽에는 수천 만원의 용돈이 든 통장과 함께
전기매트가 개봉되지도 않은 채 차곡히 쌓여 있었단다
관을 짜려고 인부들이 달려와 얼어붙은 시신을 황당 바라볼 때
아들이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하였다
아버지 어머니는 추워서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었구나!
내가 부모를 죽게 만든 살인자야 살인자!
그때였다 가슴을 치는 아들의 눈물이 바닥을 적시고 있을 때
얼어붙은 시신이 점점 녹아내리고 있었단다
말없는 미소로,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거룩하신 하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