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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내려가는 검정고무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99회 작성일 23-08-04 16:30

본문



떠내려가는 검정고무신 / 유리바다이종인 



물폭탄이 쉴 새 없이 쏟아붓는 긴 여름 장마였습니다

강물이 범람하자 하천이 가세하여 홍수를 만들었습니다

유실되어 잠기고 떠내려가 흔적이 없는데

실종자를 찾아 헤매는 구조대원들의 눈빛에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없어요 없어요 몇 마리 소가 머리를 쳐들고 지붕 위에 있어요


다른 물체는 보이며 떠내려가는데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살려고 허우적대느라 물속에 더 빨리 가라앉는가 봐요

사람 몸이 이리도 무겁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화면에서 짝을 잃은 검정고무신 하나가 떠내려갑니다

1초도 안 되는 순간을 혼자서만 본 것일까요

짚신 한 짝도 떠내려갑니다 어느 영정 앞에 모셔둔 유품이었을까요

한 많은 세월에도 하하 허허 웃다가 구성지게 아리랑을 부르며

시름을 달래던 분들이 신고 다녔을 짚신과 고무신입니다


빨리 물을 빼내야 해, 안에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요


장성급 호텔 데스크룸에도 물이 차오르는데

짝 잃은 짚신과 검정고무신이 쑥 다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조용히 2박 3일만 쉬어가겠노라 예약을 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에는 산이 벌거숭이라 여름에 홍수가 자주 났습니다
산이 푸르고 조금 조용했는데 올여름 홍수는 인재 입니다
사람이 저지른 인재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지요 여튼 인명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저는 시인님 나던 때에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만 나름 역사적 세월을 통해 이입몰입하면서
시인님의 시를 통해 보고 있을 뿐입니다
나이키 신발은 검정고무신을 알고나 있을까요
왠지 오늘은 피곤하여 아메리카노 블랙커피를 진하게 타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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